전라남도 목포에서 매년 여름 열리는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은 도시 전체가 무대가 되는 거리예술 축제입니다. 2001년 첫 회를 시작으로, 이제는 전국과 해외에서 수많은 공연팀과 관람객이 찾는 대표 문화행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마당’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듯, 이 축제는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며 보고 듣고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공간입니다. 골목을 지나고, 바닷가 거리를 걷다 보면 어느새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배우와 관객의 경계는 자연스럽게 허물어집니다. 목포의 역사와 예술, 사람과 공동체가 어우러지는 이 축제는 단순한 공연 관람을 넘어, 함께 즐기고 공감하는 '문화체험의 장'입니다. 여름 햇살 아래에서 땀을 흘리며도 미소를 지은 사람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이 축제의 진짜 주인공이자 상징입니다.
거리에서 만나는 예술, 사람을 움직이다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은 무엇보다 거리예술의 본질을 잘 보여주는 행사입니다. 공연은 일반적인 무대에서만 열리는 것이 아닙니다. 목포의 광장, 도심 골목, 해안도로, 시장 앞 공터 등 다양한 장소에서 펼쳐집니다. 관객들은 공연시간표 없이 거리로 나와 우연히 마주친 공연에 귀 기울이고, 발걸음을 멈춥니다. 이 무대에는 연극, 마임, 음악, 무용, 서커스, 퍼포먼스 등이 어우러지며, 각기 다른 이야기와 에너지를 뿜어냅니다. 공연자들은 그 공간을 활용해 순간순간 창의적인 무대를 만들어냅니다. 예를 들어, 오래된 벽면에 영상을 투사하며 전통과 현대를 잇는 퍼포먼스, 마임 배우가 시장 상인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연극적 장면은 마치 도심이 거대한 무대 세트처럼 느껴지게 합니다.
관람객들의 표정은 공연이 진행됨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합니다. 아이들은 배우의 과장된 몸짓에 깔깔 웃으며 손을 뻗고, 청년들은 핸드폰으로 영상을 찍으며 ‘이건 꼭 SNS에 올려야지’라며 흥분합니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은 “이런 건 TV보다 더 재밌어”라며 박수를 치고, 외국인 관광객은 공연자와 눈을 마주친 뒤 엄지를 치켜세웁니다. 거리공연은 소리 없이 스며드는 예술이기에,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이처럼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없기에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은 예술의 민주화를 실현하는 현장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어디서든, 함께 웃고 감동할 수 있는 축제. 그것이 바로 이 거리예술제의 진정한 힘입니다.
먹거리와 시장, 오감으로 즐기는 축제
볼거리만 가득한 축제는 절반짜리입니다.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은 그 자체가 ‘먹거리 축제’이기도 합니다. 목포는 본래 신선한 해산물과 다양한 남도 음식을 자랑하는 도시입니다. 축제 기간 동안에는 이 지역의 대표 먹거리를 손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유달산 아래 펼쳐진 푸드트럭 존과 포장마차 거리에서는 문어꼬치, 갈치구이, 해물라면, 낙지덮밥 등 바다의 풍미가 살아 있는 음식들이 사람들의 입맛을 자극합니다. 특히 축제와 함께 열리는 ‘목포 수산시장 먹거리 체험존’은 인기 만점입니다. 이곳에서는 회 한 접시를 받아 들고 공연을 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여유로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먹거리는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것을 넘어서, 축제의 분위기를 구성하는 또 다른 요소입니다. 무더운 여름, 시원한 생맥주 한 잔과 함께 길거리 공연을 보는 커플의 웃음, 어묵 국물로 배를 채우고 다시 거리로 나서는 가족 단위 관람객, 파전 한 조각을 손에 들고 악기 연주를 따라 손뼉을 치는 사람들까지—모두가 이 공간을 자연스럽게 채워갑니다. 음식의 향기, 군중의 소리, 음악과 웃음소리가 뒤섞인 이 거리의 풍경은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이 단지 ‘무대 예술’만의 공간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오감이 모두 깨어나는 체험형 축제, 그것이 목포가 자랑하는 마당예술의 진수입니다.
지역성과 공동체, 목포만의 색을 담다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이 단순한 공연 행사를 넘어서는 이유는 바로 ‘지역성과 공동체 중심성’ 때문입니다. 이 축제는 외부 기획사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목포 출신 예술인과 지역 문화단체, 시민들이 함께 기획하고 운영합니다. 이는 축제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지역문화의 흐름 속에 자리잡을 수 있게 하는 핵심 동력입니다. 특히 목포의 문화유산을 기반으로 제작된 창작극이나, 유달산과 근대문화거리 일대에서 펼쳐지는 거리공연은 ‘목포에서만 볼 수 있는 예술’을 만들어냅니다. 공연 속에는 항구도시로서의 삶, 어촌 공동체의 서사, 남도민의 정서와 유머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또한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도 이 축제의 큰 축입니다.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청소년들은 행사 안내를 맡고, 어르신들은 전통 복장을 입고 난장에 나서며, 지역 상인은 먹거리 부스를 열고 자신의 음식과 문화를 소개합니다. 이러한 구조는 축제를 외부 관광객만을 위한 행사가 아니라, 지역 주민이 스스로의 문화를 재확인하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 줍니다. 해 질 무렵, 거리에는 자연스럽게 퍼레이드가 이어지고, 관람객과 시민이 함께 손을 흔들고 춤을 추며 하나 되는 그 순간은 잊지 못할 장면으로 남습니다. 목포라는 도시의 정체성과 문화를 예술을 통해 이야기하는 것—바로 그것이 이 축제를 특별하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결론: 문화와 사람이 만나는 곳,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은 예술을 거리로 끌어내어 일상 속에서 문화를 경험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는 사람들의 웃음, 박수, 그리고 함께 움직이는 몸짓이 있습니다. 도시 곳곳에서 펼쳐지는 공연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고,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며, 과거와 현재를 이어줍니다. 예술이 단절된 공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삶 속에 녹아들 수 있다는 것을 목포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축제를 찾은 이들은 하나같이 말합니다. “공연을 보는 게 아니라, 축제 속에 들어간 느낌이다.” 바로 그것이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이 가진 마법입니다. 관람석이 없는 대신 누구나 무대가 될 수 있는 공간, 티켓이 없는 대신 웃음과 박수로 참여할 수 있는 곳, 그리고 매년 여름, 목포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살아 숨 쉬는 시간. 올해 여름, 당신도 목포의 거리를 거닐며, 예술과 사람, 웃음과 감동이 어우러진 이 축제를 직접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