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규슈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일본 여행의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더 깊고 더 따뜻한 이야기를 가진 지역입니다. 북적이지 않으면서도 생생하고, 낯설지만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여행자들은 조용히 자신만의 시간을 만들어갑니다. 특히 가고시마, 유후인, 벳푸는 자연, 전통, 온천이라는 키워드 속에서 서로 다른 색깔로 여행자를 맞이합니다. 가족, 친구, 연인 누구와 함께해도 만족할 수 있는 규슈. 이 글을 통해 규슈의 진짜 매력을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가고시마 – 활화산 사꾸라지마와 흑돼지의 도시
가고시마는 규슈 최남단에 자리한 도시로, 다가갈수록 가슴이 뛰는 사꾸라지마 화산의 위엄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지금도 활동 중인 이 화산은 도시 풍경의 일부가 되었고, 현지 사람들에게는 일상처럼 느껴지는 존재입니다. 이곳을 처음 찾는 여행자들은 페리에서 마주한 화산이 주는 위압감에 숨을 멈췄다가, 이내 감탄의 웃음을 터뜨립니다.
사꾸라지마를 둘러보는 드라이브 코스나 자전거 투어도 인기가 많으며, 중간중간 만나는 작은 전망대에서는 바다와 화산이 어우러진 절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전망대에 선 가족들은 아이에게 “이게 진짜 화산이야”라고 말하며 셔터를 누르고, 연인은 서로를 바라보다가 눈을 맞추며 웃습니다.
가고시마의 대표 음식은 ‘흑돼지 돈카츠’입니다. 부드럽고 육즙 가득한 흑돼지고기를 바삭하게 튀겨낸 돈카츠는 현지 된장국과 밥, 절임 반찬과 함께 제공되어 든든한 한 끼를 완성시켜 줍니다. 또 하나의 명물은 ‘이부스키 모래찜질 온천’으로, 해변에서 따뜻한 모래 속에 몸을 묻고 하늘을 바라보는 경험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편안함을 줍니다. 머리만 내놓은 채 웃으며 손을 흔드는 사람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여행의 여유를 보여줍니다.
예상 경비: 1인 1박 2일 기준 약 25,000~28,000엔 (한화 약 232,500~260,000원)
유후인 – 감성 가득한 예술과 온천 마을
유후인은 오이타현 중산간 지역에 위치한 조용한 온천 마을입니다. 도심의 소음과는 거리가 먼 이곳에 들어서면, 천천히 걷는 것조차 여행의 일부가 됩니다. 마을 중심을 가로지르는 유노츠보 거리에는 다양한 카페, 소품 가게, 전통 과자점들이 줄지어 있으며, 창문마다 아기자기한 인형이나 꽃 장식이 걸려 있어 여성 여행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습니다.
유후인의 상징 ‘긴린코 호수’는 아침 안개가 피어오를 때 그 신비로운 모습이 절정을 이룹니다. 호숫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연인, 사진을 찍는 가족, 그림을 그리는 여행자의 모습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느껴집니다. 호수를 배경으로 손을 맞잡은 커플은 조용히 웃고, 부모와 함께 온 아이는 잉어에게 먹이를 주며 "아빠, 또 오자!"라고 말합니다.
이곳의 맛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크림 가득한 유후인 롤케이크, 따뜻한 온천 달걀, 그리고 유자향 가득한 가이세키 요리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 감동을 줍니다. 대부분의 료칸에서는 객실 내 노천탕을 제공하여 사계절 내내 프라이빗한 온천을 즐길 수 있습니다.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온천에 몸을 담근 연인은 조용히 눈을 감고, “행복하다”는 말로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예상 경비: 1인 1박 2일 기준 약 28,000~32,000엔 (한화 약 260,000~298,000원)
벳푸 – 즐거움 가득한 체험형 온천 도시
벳푸는 일본을 대표하는 온천 도시로, 거리 곳곳에서 피어오르는 수증기가 여행자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시내 곳곳에서는 온천수의 증기를 이용한 조리 방식과 치료 요법이 일상처럼 이어지며, 벳푸만의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대표 명소인 ‘지고쿠메구리(지옥온천 투어)’는 우미지고쿠(푸른 온천), 치노이케지고쿠(붉은 온천), 다츠마키 지고 쿠(간헐천) 등 다양한 자연 온천을 순회하는 코스입니다. 온천 앞에서 셀카를 찍는 가족, 신기한 색의 물에 감탄하는 아이들, “이건 말도 안 돼!”라고 외치는 친구들 — 웃음과 탄성이 끊이질 않습니다.
벳푸에서는 ‘지옥찜요리’ 체험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열로 해산물, 계란, 채소를 찌는 체험장은 여행객들에게 대인기.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바구니를 열 때마다 감탄과 함께 입가엔 군침이 돌고, “이 맛은 집에서는 못 내겠지?”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숙박은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부터 고급 료칸까지 선택지가 넓어, 가족 여행부터 대학생 배낭여행, 커플 힐링여행까지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켜 줍니다. 벳푸 로프웨이를 타고 텐잔 산 정상에 오르면,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도시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이 풍경은 사진보다 훨씬 좋아”라는 감탄이 연이어 나옵니다.
예상 경비: 1인 1박 2일 기준 약 23,000~27,000엔 (한화 약 213,000~251,000원)
세 도시를 모두 여행해본 사람들은 말합니다. “규슈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감정을 회복하는 장소”라고요. 가고시마에서는 웅장한 자연과 역사의 무게를, 유후인에서는 조용한 치유와 감성을, 벳푸에서는 다채로운 체험과 유쾌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 친구들과의 자유로운 여행, 연인과의 깊은 교감 모두가 가능한 곳. 이번 휴가에는 규슈에서 새로운 나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