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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월이 되면 강원도 춘천은 전혀 다른 도시로 변신합니다. 바로 '춘천마임축제'가 열리기 때문입니다. 이 축제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서, 도시 전체를 무대로 바꾸고, 관객과 예술가가 경계를 허문 채 하나가 되는 진정한 '참여형 예술축제'입니다. 도심 곳곳이 무대가 되고, 행인들이 배우가 되며, 골목마다 웃음과 감탄이 터져 나옵니다. 춘천마임축제는 봄의 끝자락에서 우리가 얼마나 예술을 갈망하고 있었는지를 되돌아보게 해주는 특별한 시간입니다.

마임이 예술이 되는 도시, 춘천의 거리

춘천마임축제는 1989년 ‘마임이란 무엇인가?’를 질문하며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30여 년간 지속된 이 축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거리 예술축제로 성장했으며, 퍼포먼스의 폭과 깊이를 해마다 확장해 왔습니다. 축제의 중심 무대는 따로 없습니다. 공지천, 춘천시청 앞, 중앙로, 춘천역 앞 광장, 의암호수변 등 춘천 전체가 공연장이자 전시장이 됩니다.

관람객들은 의자에 앉아 공연을 ‘보는’ 입장이 아니라, 공연 속으로 ‘들어가는’ 존재가 됩니다. 아티스트들이 관객과 눈을 맞추고 손을 잡으며 무대를 만들고, 마임, 불쇼, 워터 퍼포먼스, 서커스, 무언극이 다양한 테마로 펼쳐집니다. 특히 대표 프로그램인 ‘도깨비난장’은 밤이 되면 더욱 열기를 더합니다. 공연자와 관람객이 어우러져 춤추고 노래하며, 불꽃놀이와 불 퍼포먼스가 절정을 장식하는 이 프로그램은 한마디로 '혼연일체의 예술'입니다.

거리에서는 설치미술, 즉흥연기, 행위예술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간식을 먹으며 공연을 감상합니다.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가 예술의 일부가 되는 이 축제는, 오직 춘천이기에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축제의 표정들: 사람을 닮은 예술

공연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공통된 감정이 있습니다. ‘즐거움’입니다. 무대 앞에 앉은 아이들은 눈을 반짝이며 배우들의 동작 하나하나를 따라 하고, 부모는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봅니다. 청춘 커플은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축제 속 추억을 담고, 친구들과 함께 온 대학생들은 거리의 퍼포먼스를 보며 끊임없이 웃고 환호합니다.

축제에는 ‘무언극’이 많습니다. 말 대신 눈빛, 몸짓으로 소통하는 이 공연들 속에서 사람들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공유합니다. 어떤 관람객은 불의 도시 공연을 보고 눈물을 훔치기도 하고, 어떤 이는 배우와 눈을 마주친 그 짧은 순간을 오래도록 간직합니다. 춘천마임축제의 진정한 감동은 바로 이 ‘사람의 얼굴’에서 완성됩니다.

마음도 채우고, 배도 채우는 춘천의 맛

축제의 열기를 더해주는 건 바로 춘천의 먹거리입니다. 축제장 주변에는 다양한 푸드트럭야시장이 마련되어 있어,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입맛을 당기게 됩니다. 춘천 대표 음식인 숯불닭갈비는 물론, 막국수, 감자전, 오징어순대 같은 향토 음식이 줄지어 있으며, 특히 축제 한정 메뉴로 개발된 ‘불닭갈비 김밥’, ‘마임 수제버거’, ‘불쇼 막걸리’는 SNS에서도 화제가 되는 메뉴입니다.

중앙시장 일대에는 로컬 푸드존이 조성되어 지역 상인들이 직접 만든 먹거리를 선보이기도 합니다. 떡볶이, 닭강정, 수제 어묵, 핫도그, 튀김, 구운 감자 등 가벼운 간식부터 든든한 식사까지 골고루 준비되어 있어, 공연과 공연 사이 잠시 들러 허기를 달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맥주 한 잔을 손에 들고, 거리 공연을 감상하는 그 순간. 춘천마임축제가 주는 낭만은 단지 예술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 도시는 축제를 통해 사람의 삶까지 함께 위로하고, 감각을 깨우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누구와 와도 완벽한 여행, 춘천마임축제 추천 코스

춘천마임축제는 누구와 함께해도 만족도가 높은 축제입니다. 가족, 연인, 친구들 각기 다른 그룹에 맞는 추천 여행 코스를 소개합니다.

1. 가족과 함께라면

오전에는 춘천 애니메이션박물관이나 중도 유원지를 들러 아이들과 자연을 즐기고, 오후에는 키즈존에서 진행되는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세요. 아이들은 마임 아티스트들과 함께 놀며 예술을 몸소 체험하고, 부모는 사진을 찍으며 잊지 못할 가족 추억을 남길 수 있습니다.

2. 연인과 함께라면

로맨틱한 하루를 원한다면 남이섬에서 오전을 보내고, 제이드가든에서 꽃길을 거닌 후, 저녁 무렵 공지천 강변에서 열리는 ‘불의 도시’ 공연으로 하루를 마무리해 보세요. 석양 아래 불꽃놀이와 예술이 어우러진 무대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그 어떤 말보다 진한 감동을 안겨줍니다.

3. 친구들과 함께라면

아침에 춘천역 도착 후 닭갈비 골목에서 든든하게 한 끼를 해결한 뒤, 마임축제 퍼포먼스를 따라다니며 다양한 퍼포먼스를 즐기세요. 오후에는 거리 곳곳에서 펼쳐지는 워크숍이나 즉흥 연극에 참여해 친구들과 함께 웃고 소통할 수 있습니다. 저녁엔 야시장 먹방 투어와 ‘도깨비난장’으로 클라이맥스를 찍어보세요.

숙박은 축제장 인근 게스트하우스나 호텔, 한옥스테이도 좋은 선택입니다. 축제 시즌에는 조기 예약이 필수이며, 대부분의 숙소가 공연장과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에 있어 동선이 매우 편리합니다.

예술이 일상이 되는 시간, 춘천으로 떠나자

춘천마임축제는 ‘보는 축제’가 아니라 ‘함께 만드는 축제’입니다. 무언의 감정이 몸짓으로 전해지고, 사람들의 환호와 박수가 거리 위를 수놓으며, 누구나 예술의 일부가 되는 특별한 순간들이 만들어집니다. 예술과 사람, 도시가 어우러진 이 축제는 단순한 여행 그 이상을 선사합니다.

2024년 5월, 당신이 어느 순간 ‘예술이 그리운 사람’이었다면, 이 축제를 통해 충분히 위로받고 다시 살아갈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봄바람과 웃음소리가 가득한 춘천으로 떠나보세요. 그리고 당신만의 이야기를 이 거리 위에 새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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